축시 - 꿈꾸는 농부들/ 안 윤 주
창밖에는 밤하늘 달그림자에 숨어
사랑을 속삭이는 초롱별이 있는 맑은 하늘과
이른 새벽 청초한 이슬을 털며
나르는 아름다운 산새들의 지저귐이 있는 곳
여기에 열두 농부의 꿈의 씨앗을 심으려 합니다.
바다 건너 두 눈 부릅뜨고 달려드는 수입농산물
안방 문만큼은 지키려는 발 구르는 농부가 모여
그래, 우리 열두 농부는 식량전쟁의 병졸이 되어
논두렁 밭두렁에 철벽 성(城) 하나 쌓으려 합니다.
켜켜이 동여맨 허물을 벗고
혼자가 아닌 동행으로 먼 길 떠나는 열두 농부들
가다가 풍랑이 밀려오면 서로의 손 잡고 버티고
길섶,꽃피기를 기다리지 않고 꽃씨를 심으려 합니다
사알짝 꿈 망울 하나 터트려보며
소비자와 생산자가 밭두렁에서 환히 웃고 있고
얼굴 붉혀 꿈 망울 또 하나 터트려 보며
도농을 잇는 징검다리에 열두 농부의 꿈이 익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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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열두 농부님들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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