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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의 산고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4. 2. 10:35
게으른 농부의 봄
몇 년 전 어느 늦봄이었다.
봄이면 밖에 보이는 봄들의 만찬에 홀리어
냉장고 안이 소홀해져 나한테 화내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양파가 비닐에서 양파밭을 만들었을 때.
둘째,무우가 머리에는 무청이 나고, 꼬리에는 냄새가날 때.
세번째,감자가 싹이 나고 쭈굴이가 되었을 때.
양파나 무우는 찌짐이나, 다시물 만들어 먹으면 되는데
감자는 버리는 부분이 많아져서 미안하고 화가나는 것이다.
올해도 조금 남은 감자를, 병원 핑게로 또 쭈굴이를 만들었다.
양파도 봄이되면 자기살을 뚫어면서 번식을 꿈꾸고
돌아가기 힘든 무우도 제몸의 물을 다태워 꽃을 피우고자 한다.
그런데 감자는 저의 생각을 지우고 온 몸으로 새끼를 낳아 버렸다.
게으른 저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저 감자의 산통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감자를 찾는다.
그리고, 저 감자들에게 용서를 빈다.
저의 게으름도 채찍질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