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삶.노래.
나는 어릴적부터 새를 좋아했다
지나다 새를 만나면 저 새는 집이 어딜까 늘 궁금했었다.
어쩌다 새집이라도 눈에 띄는 행운을 만나면 그 새는 무척 괴로웠다.
알을 낳고 새끼를 까서 다 키울 때 까지 나의 관심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을테니 말이다.
새의 울음소리엔 저들만의 수많은 감정 표현이 있을 것이다.
내가 알아들을 수 없을 뿐이겠지만...
그래서 나는 더욱 더 좋다.
나는 내 말을 하고 새는 새말을 하며 서로 간섭받지 않고
자연속 한 공간에 같이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젊은 시절 나는 새에 관한 노래를 무척 좋아했고
지금도 조금 쓸쓸할 때면 이 노래를 부르곤 한다.
“고요한 밤하늘에 작은 구름 하나가 바람결에 흐르다
머무는 그 곳에는 길잃은 새 한 마리 집을 찾는다......“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이른 새벽부터 밤늦도록 먹이를 물어다
정성껏 새끼를 키워내는 그 모습에
내 어머니,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들어있어 난 좋다.
그 것은 분명 본능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속에 자식을 향한 나의 본능과도 닮은 점이 많기에
난 그 새라는 존재가 자연의 한 모델이며 교과서라는 생각도 가끔 해본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이번엔 차라리 새가 되어 보리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어디든 훨훨 날아올라 가볼 수 있지 않은가?
그런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새가 되고 싶은 것이다.
틀에 박힌 격식과 사고,서로의 마음을 재는 수많은 견제의 잣대
끝도 없는 허망한 욕심.... 이 모든 것을 다 떨쳐내고
구름 보다 더 위로 두 둥실 떠올라 무심의 마음으로 훨훨 날아보고 싶은 것이다.
언제부턴가 주위 사람들의 모습에서 세월의 흐름이 또렷히 읽혀진다.
서럽고 두렵고 안타까운 일이다.
돌이켜보면 그게 내 모습일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보다 하루라도 더 산다면 자연과 자유를 노래하며 새처럼 가볍게 살아 보리라.
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입에 달고서......
비오는 어느날 새의 삶을 생각하며...
이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