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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2. 10. 20:01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 난도 글 중에서
인도네시아의 어느 원주민은 원숭이를 사냥할 때 재미있는 방법을 쓴다고 한다. 손을 펴서 넣으면 들어가고, 주먹을 쥐면 빠져나갈 수 없는 크기의 주둥이를 가진 항아리 안에 음식을 넣어두면 된단다.
원숭이들이 달려와 항아리 속에 손을 넣어 먹이를 꺼내려고 하지만, 주둥이가 좁아 먹이를 쥔 채로 손을 빼낼 수는 없다. 먹이를 포기하면 손을 뺄 수 있지만 그것을 포기하지 못해 항아리 속에 손을 넣은 채로 떠나지 못하고 있다가, 원주민에게 잡혀간다는 것이다.
나는 불빛 때문에 타 죽는 나방이나 항아리 안의 먹이를 쥔 채 잡혀가는 원숭이들이 참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우리도 전혀 다르지 않다. 아니, 어쩌면 더할지도 모른다. 욕망의 빛을 향해 달려들다가, 소유를 위해 꽉 움켜쥔 주먹을 펴고 버리지 못하다가, 일생을 망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