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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지나며....

오늘도 어김없이 햇님이 오셨군요..

열정적인 햇님 연설의 한 마당에 서서 하루종일 서성였습니다.

어젯밤 달님이 왔다 갈 즈음에

나도 달님따라 어디론가 잠시 다녀왔드랬습니다.

들판에 꽃이 피어 세상이 환하게 밝혀졌을 때

나도 어디서엔가  한송이 꽃이고 싶었습니다.

요즘같이 노랗게 빨갛게 단풍이 들 때이면

내 마음속도  울긋불긋 복잡해만 갑니다.

붉게 드는 노을이 참 아름답다 엊그제  한 것 같은데

오늘 노을은 어찌도 이리   처량해 보이는지 모를 일 입니다.

냉정하게 어김없이 흘러가는 시간속에 서서

나도따라 변해가는 것을 건물유리벽으로 힐끗 느껴봅니다.

다 타고 남은 잿더미에 비가 오고 눈이 내리면

어느 순간 한포기 풀잎이 돋고 꽃이 피어나겠군요.

그래서 슬픔은 아름다운 것이 될테고

아름다움 또한 지독한 슬픔을 머금고 있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