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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면 생각나는 시

'이름' 하면 생각나는 시

 

 

'이름' 하면 떠오르는 시가 있다.

스무 살 적의 순수하고 낭만적이었던 그 때,

이 시를 떠올리면 아련한 첫사랑처럼

마음 한 켠에 물기가 차오른다.

살면서 감정이 메말라가고 현실적으로 변할 때,

가끔 이 시를 읽으면 그때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바로 김 춘수의 '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끊임없이 노력한다.

'무엇'이 되기 위해,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다.

'이름' 속에 담긴 부모의 염원은 무엇일까 생각하며

이 시를 읽으면 그 의미가 새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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