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로는 사랑을 할 수가 없다
이 외수
옥수수를 보고 밥솥에 찔 생각을 하면 이성 중심의 인간에 가깝고 옥수수를 보고 하모니카를 떠올리면 감성 중심의 인간에 가깝습니다.
저는 감성이 녹슬어 있다는 사실이 그다지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온 사람 중의 하납니다. 그런데 지식인들 중에는 간혹 무감성을 지성의 궁극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지요. 그분들에게는 과연 사랑이 어떤 언어로 설명될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사랑도 단위와 가격이 매겨져 백화점이나 동네 마트에서 고가로 판매될 것입니다. 당연히 불량품이 판을 칠 것이며 부작용도 빈번할 것입니다.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자살자가 속출할 것입니다. 그리고 진품사랑이 오히려 짝퉁사랑 취급을 받을 것입니다.
앎이 머리에 소장되어 있을 때는 지식이고, 앎이 가슴으로 내려오면 지성입니다. 그리고 지성이 사랑에 의해 발효되면 지혜가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보름달이 먹구름 속에서 해맑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오늘밤 달을 보고 이태백으로 변하는 사람이 더 많을까요. 아니면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사람이 더 많을까요.
좁쌀 한 알 속에도 하늘이 있고, 그 우주 속에도 그대가 삽니다. 좁쌀 한 알 속에도 하늘이 있고 그 하늘 속에도 별들이 돋아납니다. 그리울 때마다 한 점씩 별들이 돋아나 새도록 은하수로 흐르는 하늘.
- 이 외수 <절대강자>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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