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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대로글쓰기

역활

아침부터 침울한 날씨가 농부의 발길을 잡는다.

 

마음 먼저 밭으로 보내 놓고 

우두커니 창가에 앉아 밖을 내다 보노라니

무성한 호두나무 사이로 내뻣은 마른가지  위에

뻐꾸기 한마리가 한가로히  세상구경에 빠졌다.

 

아하~

마른나무 가지에도 세상의 역활이 있었구나.

 

지난 봄엔 사십여년 묵은 쭉쭉 곧은 낙엽송

 이만평 정도를 목상에게 넘겨 벌채를 했다.

요즘은 삭벌허가를 내도 몇미터 간격으로 드문드문

나무를 세워 놓겠 끔 법이 바뀌었다 한다.

 

참 재미있는 것은 남겨져 있는 나무들은

다 등굽고 허리굽은 못난 녀석들이란 것이다.

 

그렇구나~

비록 뽑혀가지 못한 녀석들이라지만

산을 지켜 산소를 만들어 내고 땅속 깊히 물을 지켜내는

너무나 중요한 역활을 맡고 있었구나 생각이 든다.

 

요즘은 주변에서 흔치 않게  장애우들을 본다.

얼마나 불편하고 힘들까  생각하면 안타깝지만

문득문득 나 자신을 볼아 볼 기회를 줄 때도 많다.

 

팔 다리의 소중함,올바른  정신의 소중함..

그래서 좀 더 잘 살아야 겠다는 생각도 덤으로 준다.

 

세상 모든 사물엔 잘났던 못났던

존재의 가치가 있고 삶의 역활이 있지 않을까?

 

내가 좀 부족하고 좀 모자랄지라도

내 눈에 비치는 다른 누군가가 좀 못 마땅할지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해주는 

그런 마음이 필요하단 생각으로  일과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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