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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농 이야기

산머루와인 제조 귀농인 백승현씨,"유기농 산머루 항아리 발효"

[이사람]산머루와인 제조 귀농인 백승현씨, “유기농 산머루 항아리서 발효, 명품 향한 집념 ‘장인의 품격’”

3년 이상 숙성 고집…깊은 맛과 향이 그대로
청와대 만찬주로 납품…프랑스 수출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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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현씨가 현재 판매되고 있는 2009년산 산머루와인 ‘크라테’를 들어 보이고 있다.

 “깊은 맛이 있고 스토리가 있는 와인,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산머루와인을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 꿈입니다.”

 최고의 산머루와인 제조에 도전하는 귀농인 백승현씨(43·경북 김천)의 당찬 포부다. 그는 2010년 산머루와인 <크라테>를 탄생시켰다. <크라테>는 유기재배한 산머루에 효모만 사용해 전통항아리에서 발효시킨 고품격 와인이다. 귀농한 지 9년 만의 성과였다.

 귀농 11년차인 그가 산머루와인 제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은 2006년부터다. 와인제조는 한낱 농사꾼에겐 결코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지만, 개인농가로선 경북 처음으로 2008년 과실주 주류제조면허를 획득했다.

 백씨가 무엇보다 심혈을 기울인 것은 원재료가 되는 산머루다. 해발 550m 고지대, 풍부한 일조량과 큰 일교차 등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유기농법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면 수확량이 관행농법의 절반수준”이라며 “그래도 최상의 재료만이 최고의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유기농을 고집한다”고 했다. 재배면적은 처음 2,640㎡(800평)로 시작해 현재 9,900㎡(3,000평)까지 늘렸지만 연간 와인제조량은 1,500~2,000병(750㎖ 기준) 수준으로 한정했다.

 산머루에 효모만 첨가한 와인은 오크통이 아니라 항아리에서 발효 숙성시켜 고유의 깊은 맛과 향을 그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크라테>는 맛이 일정하지 않다”며 “산머루를 재배한 해의 일조량과 기후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백씨가 고집하는 또 하나의 원칙은 최소한 3년 이상 숙성시킨 후 병에 담는 것. 이 때문에 현재 판매되고 있는 <크라테>는 모두 2009년산이다. 2008년산은 완판됐다. 판매도 전량 인터넷이나 고정고객을 통해 이뤄진다. 장인정신으로 빚은 <크라테>는 지난해 청와대 공식 만찬주로 납품되기도 했다.

 <크라테>를 와인의 본고장인 프랑스 등에 수출하는 것이 목표인 백씨는 “자손 대대로 물려줄 수 있는 농장과 와인제조 기술을 완성하겠다”며 밝게 웃었다. www.sdsmeru. com

 김천=유건연 기자 sower@nongmin.com